인문/생각

따상실록

카카루1331 2021. 8. 15. 13:50

오픈빨이라는 말이 있다.

영업 초기에 장사가 되는 것을 뜻한다.

동네에 새로운 가게가 생기면 신기해서라도 한번쯤 테니까 말이다.

 

증권 시장에서도 비슷한 이벤트가 있다.

그건 바로 기업공개다.

주식 투자자들은 오픈빨을 기대하며 공모주 청약을 한다.

주가가 날아갈 거라는 기대감을 품고 말이다.

 

보수적 투자자인 나는 공모주 청약을 번도 해본 적이 없다.

파트 타이머 투자자인 내가 살아남을 거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잡다한 욕망과 꾼들이 모이는 기업공개라는 전쟁터에서 말이다.

 

한편 요즘엔 공모주 청약으로 한두 이득 보는 것은 대화 거리도 되나 보더라.

어느 정도냐면 새로운 용어가 생겼다.

따상.

영단어 Double('') ''한가를 합친 단어이다.

뜻을 풀어보면 공모가 배에 시초가가 형성되고 거기에 30% 만큼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일어날 있는 모든 가격적 호재를 누리는 .

그런 일이 과연 일어날까 싶었는데 일어나고 말았다.

카카오 게임즈가 따상 했고 하이브( 빅히트) 또한 그랬다.

 

사람은 무릇 자기 눈으로 보면 믿기 시작한다.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일련의 간접 경험은 공모주 청약에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궁금증이 생겼다. 공모주 청약 투자의 평균적인 실적은 어떨까?

신규 상장사의 공모가 대비 현재가 자료를 찾아보았다.

카카오 게임즈 따상 전설이 시작된 시기부터 기록을 살폈다.

과반 이상의 기업의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높았다.

비율은 무려 8 이상이다!

공모주 청약이 매력적일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이러한 경험치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나는 선뜻 공모주 청약에 손이 가질 않았다.

어쨌든 실패할 가능성은 있는 거니까 말이다.

더군다나 배틀 그라운드로 알려진 기업, 크래프톤의 공모가 하회 사건이 있었다.

 

사람은 무릇 좋은 일을 기억에 새기는 법이다.

또한 그래서 공모주 청약은 영원히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렇게 나는 기업공개에 관심을 접었다.

 

카톡♫’

 

여느 때와 다름 없는 평일. 메시지 알림음이 울렸다.

그곳엔 엄마의 안부가 있었다.

장거리 운전과 꾸밈 노동으로 수익을 올리셨다는 내용의.

그리고 엄마는 자신의 노동이 남는 장사인지 의문을 품은듯 했다.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건네려던 찰나, 엄마는 장의 이미지를 공유했다.

이미지 한편에 종목명과 손익률이라는 글자가 눈에 띄었다.

카카오뱅크 공모주로 수익을 실현하신 것이었다.

 

으흐흐

 

멋쩍은 웃음과 함께 엄마는 쑥스러워했다.

 

사람은 무릇 자기가 겪는 일에 의미를 두는 법이다.

그리고 나는 그날 생각을 바꿨다.

 

따상, 가즈아!’

 

비록 따상이 아니면 어떠한가?

라이언 얼굴이 있는 곳에 빛과 수익이 있는 아니냐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