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면접 후기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
처음엔 좀 걱정됐다.
기능 설계는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그 기능들을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또 어느 정도 비용(기간)이 들지 가늠이 잘 안 돼서 그랬었다.

찾아보니 적합한 오픈 소스들이 많았다.
bootstrap, momentjs 그리고 카카오(다음)의 구원을 받았다.
덕분에 프로젝트에 적합한 형태로 붙일 수 있었다.
프로젝트는 망하지 않았다.
다행이다.

한편 남는 시간에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했다.
3월에 올려놓고 무한 수정 중...
최근에 업데이트한 이력서가 꽤 잘 먹힌다.
제목이 이렇게 중요한 거였나.
제목을 바꾸자마자 면접이 연달아 세 곳이나 잡혔다.

사실 한 곳더 연락 왔지만 인터뷰 날짜가 겹쳐서 못 간다. ㅠ.ㅠ

 

그나저나 나의 잔꾀가 이렇게 효과적인데,
카피라이터들은 대체 기업에 얼마나 돈 벌어다 주는 걸까.
그들은 결코 월급 루팡이 아니야!

아니, 어쨌거나. 면접을 다닌다.

 

금요일에 판교를 다녀왔다.
강남이나 구로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내 눈에는 세 곳 중에서 가장 생기가 넘치는 곳이었다.

여하튼 판교는 왜 갔냐면 면접을 보러 갔다.
제목은 대기업 면접이라 적었지만 정확히는 대기업 자회사다.

 

면접관 두 분과 2:1로 인터뷰를 봤다.
이력에 대한 이야기는 금방 마치고 나머지는 거의 대화에 할애했다.
그중 한 얘기가 커리어를 어떤 방향으로 쌓는 게 좋을지였다.
내가 머릿속으로 대충 상상해왔던 커리어가 있는데,
현업에 종사하는 분이 비슷한 얘기를 해주시니

내가 가려는 길이 영 틀리진 않은 것 같아서 안심했다.

정말 편한 분위기로 진행해주셔서 감사하다.
그분들 밑에서 일하게 될 주니어는 꽤 복받은 편일 거다.

 

"그런데 왜 이렇게 빨리(어린 나이에) 일하려고 하는 거예요?"

인터뷰 중에는 내가 나태해질 것 같아서라고 대답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꼭 그런 것 같지만은 않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내 나이 때는 학문 기반을 다지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본다.
날고기는 영재와 천재들도 학사를 하고, 심지어는 박사까지 하니까.
물론 비탈릭 부테린,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같이 중퇴한 사람들도 있긴 하다.

근데 그 사람들은 하버드와 워털루 타이틀이다. 게다가 짱짱짱 천재고.
아웃라이어를 범인의 경우랑 비벼선 안 되지 안돼.
그런 의미로 학업을 1순위로 두는 게 더 뛰어난 개발자가 되는 투자라는 것에 의심은 없다.

하지만 나는 뛰어난 개발자가 되는 것에 별 관심 없다.
그것보다 나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현실의 문제는 돈과 직결된다.
뛰어난 개발자가 되는 것보다 고정 수입을 버는 것에 가치를 두고 싶다.

내가 번 돈으로 치킨 사 먹고, 등록금 내고 싶다고!
사회 진출하기도 전에 학자금 대출 빚쟁이가 되고 싶지 않아!

또 한편으로는 내가 학자 체질이 아니기도 해서.
절대 안 가려고 했던 대학이었는데,
늦게나마 그 테두리에 들어가고 느끼는 게,
나는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타입이라는 거다.

학점 따려고 관심 없는 거에 시간 투자하는 게 너무 싫다.
관심 없는 건 정말 보기 싫은데... 

교양 시러욧!!!
책 읽는 건 좋아하는데 말이지...
그게 의무가 되면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막 솟구친다.

그래서 오늘의 교훈은!
Github을 게을리하지 맙시다.
볼 사람은 보더라구요.